방영덕 기자
미국의 유명한 로또인 메가밀리언스의 1등 당첨확률은 3억260만분의 1이다.
파워볼은 2억9220만분의 1이다. 우리나라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814만 분의 1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에 당첨될 일은 거의 37배쯤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.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매주
평균 약 10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오지만 미국 파워볼은 작년 한해 동안 단 4명만이 1등 당첨자의 행운을 가져갔다.
◆ 그럼에도 로또를 사는 이유는…
일을 하며 알게 된 직장인이 있다. 그는 아내와 자녀의 생일을 조합한 번호만으로 5년 넘게 매주 로또를 사고 있다고 했다. 그 긴 시간 빠짐없이 로또를 샀다는 것도 놀라웠지만, 오직 하나의 번호 조합만을 고집한다는데 더 눈길이 갔다.
"재밌잖아요. 와이프와 자녀 생일이라는 게 의미도 있고….월급쟁이들한테 물어보세요. 로또 안 하는 사람 있는지. 일주일 행복하자고 하는 거에요."
1000원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, 소확행을 누리는데 로또가 빠질 순 없다. 기자 역시 모처럼 '코로나 블루'를 잊고 희망찬 새해, 주머니가 조금은 두둑해진 2021년을 꿈꿔 봤다.
이번 기회가 아니면 인생역전을 할 수가 없어란 생각으로 로또를 산다면, 그래서 당첨이 되지 않으면 더더욱 불행해지기만 할 뿐이다. 이런 사람들은 당첨금을 타도 문제다.
애초 한탕주의로 접근해 얻은 요행이다보니 그렇다. 로또 당첨 이후 인생이 파탄 난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.
인생을 바꾸는 손쉬운 방법은 많다. 자주 웃기, 아침 일찍 일어나기, 일주일에 책 7페이지씩 읽기, 꾸준히 운동하기, 매일같이 사용하는 패스워드를 긍정적인 단어로
바꿔보기 등등 꼭 로또가 아니어도 말이다.
참고로 그 직장인의 '뚝심'은 한번 통했다. 둘째가 태어날 무렵 3등에 당첨이 된 것. 그는 당첨금을 아내의 출산비와 산후조리원 비용에 보탰다며 행복해 했다. 기꺼이 축하해줬다.
[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@mkinternet.com]